▶숙소 밖으로 간다
▶정원에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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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이군의 방 앞을 지나가고 있을 때,
마침 드라마 방송 종료의 소리가 울려 퍼졌다.
히요리: (방송 종료인가.....
방금 전 드라마, 내용은 보지 않았지만
캐스트에 다자이군이 있었지?)
메이: 하아아아..........
히요리: 아, 다자이군....드라마 수고했어.
메이: 아아, 세나구나.........
히요리: 꽤나 지친 것 같은데 괜찮아?
메이: 뭐, 응......괜찮아.
지친 게 아니니까.
아니, 다른 의미로 지쳤을지도.....
다자이군은 조금 생각하는 기색을 보이고는
나를 향해 돌아섰다.
메이: ....저기, 지금 시간 있어?
조금 상담할 게 있는데.
히요리: 상담?
시간이라면 비어있으니까 괜찮아.
히요리: (다자이군이 나한테 상담이라니 뭘까.)
메이: 그러면, 서서 얘기하기도 그러니까
내 방에서 얘기할까?
아, 아니. 역시 다른 장소에서.....
히요리: 나는 방이라도 상관없는데?
그 대답에, 다자이군은 조금 눈살을 찌푸리고는
『신경 안 쓴다면 괜찮은 건가』 라며
나를 방으로 들여보내 주었다.
메이: 너....아까 드라마 봤어?
히요리: 아니, 안 봤어.
타이틀이 위험한 드라마 같지는 않아서
안 봐도 괜찮으려나 했는데.
메이: 뭐, 그렇지.
위험한 계열의 드라마는 아니었지만.....
히요리: (뭔가 주저하는 것 같은 느낌인데.
혹시 드라마에서 무슨 일이라도 있었던 걸까?)
다자이군은 침대에 걸터앉아
시선을 바닥에 떨어뜨리고 있었다.
메이: ....아까의 드라마,
이오치씨랑 하는 거였는데......
나, 그 사람의 친구 같은 포지션으로
대학생의 청춘물 같은 느낌의 이야기였어.
그런데, 『강의 따위 빠지고 바다에나 가자』 라고
손을 잡는 장면에서 그 사람......
『여성과 손을 잡는 거, 너는 저항이 없는 타입?』
이라고 말해서....게다가 애드리브로.
히요리: 에, 그 말은 즉.....
이오치씨가 여자라는 거?
메이: 어떠려나.
그다음 『농담이야』 라며 웃었으니까.
히요리: (아아....분명 다자이군,
이오치씨에게 놀림받은 거네.......)
메이: 위험한 내용의 드라마는 아니었으니까
그 사람으로서는, 릴랙스 하게 만들려는
농담이었을지도 모르겠지만....하지만........
주저하는 다자이군에게서
나는 뭔가 있었던 게 분명하다는 걸 깨달았다.
말해주는 걸 기다리고 있자
결정했다는 것처럼, 다자이군이 이쪽을 향했다.
메이: 기........
히요리: .......기?
메이: 긴장돼서, 말이 안 나오게 돼버렸어.
이오치씨가 설마? 라고 생각하는 순간,
머릿속이 새하얗게 돼버려서.......
히요리: 다자이군도 긴장하는구나.
메이: 그거야 하는 게 당연하잖아.
오늘 건 아직 괜찮지만─
연애물 계의 드라마라던가
앞으로 계속되겠지라고 생각하니까.......
벌써부터 이러면 어쩌지 나............
그렇지 않은 드라마에,
게다가 어느 쪽 인지도 알 수 없는 사람한테까지 긴장해서.
....앞으로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안 들어.
히요리: 연애물이 하고 싶지 않은 건 나도 마찬가지야.
후타미씨에게도 익숙해지는 게 좋다는 말 들었고.
메이: 엣, 어떻게 하면 익숙해지는데?
히요리: 으음, 들었을 때는.......
소파에서 조금 시험 삼아
메이: 키스한 거야?!
히요리: 어째서 키스?! 아, 안 했어!
가까이 앉은 것뿐이야!
히요리: (끌어 안긴 것 같은 느낌이 안 드는 것도 아니지만,
그치만 그건.....익숙해지기 위해서였고..........)
히요리: 하지만, 이런 것도 역시 익숙해져야 하는 걸까.
거리감이라거나, 그런 거...........
메이: ......그럼, 시험 삼아 한 번 손이라도 잡아볼까?
히요리: 엣, 소......손을?
놀라서 다자이군의 얼굴을 보았다.
얼굴이, 빨갛다.
놀리고 있는 건 아니겠지.
부끄러워하는 것 같지만 진지함이 전해졌다.
그리고, 약간 퉁명스럽게
다자이군은 왼손을 내밀었다.
메이: 나도, 이....익숙해지고 싶고.
그러니까, 네가 싫지 않다면.
히요리: 그, 렇네..........그럼,
연습으로 한 번만........
내민 손에 손을 맞잡기 위해,
서로의 손과 손의 거리를
천천히 좁히려 했다.
하지만,
손가락이 닿을 뻔하지 수줍어져서,
나도 모르게 거리를 두고 말았다..
히요리: 이거, 상상 이상으로 부끄럽네........
메이: 사귀고 있는 녀석들은 대단하네........
이런 부끄러운 걸, 일상적으로 하고 있잖아?
히요리: 응.......나도 존경스러워.
메이: 좋아......한번만 더 도전해볼까.
히요리: 응....이번에야말로 힘내자!
하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몇 번을 시도해도 서로가 수줍어져
어떻게 해도 닿는 거리까지 가지 못한다.
메이: ..........여, 역시 그만둘까.
히요리: 그러게.........그런건 역시
무리해서 할만한 게 아니야.
분명 언젠가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메이: 그 언젠가가,
드라마가 아니었으면 좋겠지만.........
히요리: 우.......
메이: 하하....서로 뭘 하는 걸까.
히요리: 후훗, 정말.
메이: 익숙지 않은 건 하는 게 아니네.
익숙해지려고 한 거긴 하지만.....
하지만 조금 안심했어.
히요리: 뭐가?
메이: 그렇게 긴장하는 게 나뿐이 아니라서.
히요리: 아하하, 그러게.
나도 같은 기분이야.
메이: 뭐 생각해보면, 익숙지 않은 게 있어도
그 순간순간 열심히 하면 되는 얘기지.
그렇다면, 적어도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의 것을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해.
히요리: 응, 나도 그렇게 할게.
결국 손을 잡는 연습은 성공하지 못했다.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다자이군과 이전보다 허물이 없어진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기뻐졌다.
그의 말대로 드라마에서
필요할 때 열심히 하면 된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조금 가벼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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