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 밖으로 간다

▶정원에 간다

▶복도에 간다

 

오늘은 숙소 밖을 살펴보기 위해 현관으로 향했다.

그렇게 밖으로 나가자 아카세씨의 모습을 발견했다.

 

히요리: 아, 아카세씨!

 

쿄우야: 오─, 세나잖아.

어디 나가는 거야?

 

히요리: 네. 오늘은 숙소 밖 여기저기를 돌아다닐까 싶어서...

아카세씨도 오늘은 밖을 조사하나요?

 

쿄우야: 오늘도, 려나.

나는 대체로 조사할 게 있을 때는 밖에 있으니까.

 

그 말을 듣자 문득 어제의 일이 떠올랐다.

 

히요리: (그러고 보니, 아카세씨가 어제

어디로 가고 있었는지 묻고 싶지만.

요령 있게 물어볼 방법이 생각나지 않네....)

 

쿄우야: ....저기, 혹시 바쁘지 않다면

조금만 어울려주지 않을래?

 

히요리: 에, 그건 괜찮지만.

그치만 어울리다니 어디로....?

 

그 권유를 내가 승낙하자,

아카세씨는 만면에 미소를 띠고 내 손을 잡았다.

 

 

 

 

 

 

아카세씨의 손에 이끌린 채로 따라가 보니

도착한 곳은 공원이었다.

 

히요리: ....여기는, 공원?

 

쿄우야: 그래! 여러 가지 조사해봤더니

쬐─끔 재밌는 장치를 발견했어.

 

히요리: 장치.....

 

쿄우야: 조금 미끄러울지도 모르니 조심해.

 

아카세씨는 연못에 가까워지자 내 손을 잡고

연못에 떠있는 섬처럼 되어있는 발판까지

천천히 유도해주었다.

 

쿄우야: 자, 세나는 여기에 서 있어.

위험하니까 내가 돌아올 때까지 절대로 움직이지 마.

 

그렇게 말하고, 뚜벅뚜벅 발소리를 내며

떠있는 섬의 타일을 밟아나갔다.

 

히요리: (장치라니, 대체 뭘까.)

 

들은 대로 움직이지 않고 그 행동을 바라보고 있으면

떠있는 섬을 일주한 아카세씨가 원래 위치로 돌아왔다.

 

쿄우야: 그리고, 마무리는 여기........닷!

 

아카세씨가 힘차게 마지막 타일을 밟자,

갑자기 분수에서 물이 분출되었다.

 

히요리: 뭐야 이거, 굉장해.....!!

 

뿜어지는 분수의 물은 떠있는 섬을 감싸 안고

물에 반사된 빛이, 바치 베일이라도 된 듯한

아름다운 광경이었다.

 

쿄우야: 엄청나지?

저번에 조사하다가 발견했어.

 

히요리: 굉장해! 너무 예뻐요!

 

쿄우야: 세나라면 반드시 마음에 들어할 거라고 생각했어.

그래서 조금이라도 빨리 보여주고 싶어서,

오늘 붙잡혀서 다행이다.

 

싱글싱글 웃으며 그렇게 말한 아카세씨의 배려가 느껴져,

어쩐지 기뻐지고 만다.

 

히요리: 고마워요.

이런 멋진 광경을 볼 수 있다니

정말 기뻐요!

 

쿄우야: .....조금은 기운, 난 것 같네.

 

히요리: 에........?

 

쿄우야: 아니, 뭔가 고민하지 않았어?

최근에 조금 기운이 없어 보였으니까.

 

히요리: 그, 그런 건 아니에요!

기운 넘치는걸요.....!

 

쿄우야: 그래? 그렇다면 다행이고.

하지만, 만약 얘기하고 싶어 지면 얘기해줘.

 

히요리: ........네.

 

아카세씨에게는 거짓말을 들켜버린 것 같다.

언제나의 만면의 미소와는 다른

부드러운 시선을 받았다.

 

쿄우야: 여긴 잘 모르는 세계지만,

하지만, 이런 아름다운 것도 있어.

나는 이걸 처음 봤을 때 여기도 의외로 버려진 건 아니구나 싶었어.

그래서 그때의 기분을 세나에게도 조금 나누어주고 싶다고 생각해.

 

히요리: 아카세씨........

 

쿄우야: 버려진 건 아니지만....역시 모두가 돌아간다.

그걸 위해서 나도 노력할 거야.

그러니까 세나도....

힘들거라 생각하지만, 협력해줘.

 

히요리: 물론이에요!

 

쿄우야: 하핫, 좋은 대답이네!

 

히요리: 아, 아카세씨....!

언제나 그런 식으로 쓰다듬어 주는데......

혹시 절 어린애 취급하고 있지 않나요?!

 

쿄우야: 에, 그럴 생각은 아닌데 말이지.

 

히요리: 정말! ......후훗.

하지만 뭔가 기운이 났어요.

 

쿄우야: 그래.

그렇다면 다행이야!

 

잠시 후 분수의 물이 멈추자

아카세씨는 내 앞에 서서 손을 내밀었다.

 

쿄우야: 자, 손 내밀어.

내가 확실히 받쳐줄 테니까, 맡겨둬.

 

히요리: 네!

 

아카세씨의 말을 듣고 있으면

신기하게도 힘이 나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히요리: (좋아, 나도 힘내지 않으면.......!)

 

그렇게 결의하면서 그의 손을 잡고,

아카세씨의 강한 팔에 의지하며 나는 한발 내디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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