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3.

 

외부 탐색을 마친 사람들이 거실에 모였다.

날이 저물기 전에 대부분이 돌아온 것은,

분명 같은 이유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쿄우야: ....배고파............

 

그렇게 중얼거리며 아카세씨는 테이블에 푹 엎드려 있었다.

 

다른 사람들도 거기에 동의하듯이

음료로 배고픔을 달래거나 주방을 들여다보거나 하고 있었다.

 

소우타: 생각해보니 어제부터 아무것도 먹지 않았네.

어떻게 여기까지 잘도 버텼다 싶어.

 

쿄우야: 주방에 식재료가 있다고 했던가?

인스턴트도 있다고 했지?

 

토모세: 설마, 먹는 건가요?

 

쿄우야: 어쩔 수 없잖아, 굶어 죽을 수도 없고.

게다가 디렉터가 준비한 거라면

독은 안 들어있겠지, 아마.

 

미즈키: 식사구나. 그것도 중요하지만,

조금 기다려주지 않을래.

배가 불러서 머리가 둔해지기 전에,

정보를 공유하고 싶어.

한 사람 부족하지만 말이야.

 

이오치씨는 그렇게 발하고 뱅글을 조작했다.

그러자 전원의 뱅글에 메시지가 도착했고,

첨부 파일을 열도록 재촉했다.

 

미즈키: 간단한 지도를 만들었어.

공백인 부분은 모두의 정보를

모아 보고 싶다고 생각하는데.

 

료이치: 구역 외에 경고가 나오는 지역은 어떻게 할까요?

 

미즈키: 그것도 알려줬으면 해.

어느 지점에서 경고가 나왔는지.

 

모두의 정보를 이오치씨가 듣고 정리해서

주변의 지도가 완성된다.

빠진 것은 있지만 기준은 될 것 같았다.

 

미즈키: 응, 이걸로 확실해졌네.

이 숙소를 중심으로 반경 약 1킬로미터 범위가

디렉터가 말하는 생활 구역 같아.

 

히요리: 1킬로미터........

 

미즈키: 나름대로 시설도 있고

적지만 사람도 있어.

하지만 아마 그 사람들은....

 

료이치: 『이세계인』이네요.

일본어는 통하지만 이야기가 완전히 통하지는 않아.

 

쿄우야: 확실히, 제대로 대화가 성립되지는 않았지.

 

메이: 건물 자체는 일본제인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어디에도 주소는 적혀있지 않았어요.

 

히요리: 여기 사는 사람들은

여기가 『이세계』라고 말하고 있었어요.

 

미즈키: 이세계말이지, 흠─....

 

마모루: 적어도, 구역 밖으로 나가는 건 불가능할 것 같네요.

경고를 무시하면 캐스트 실격......

생명을 보장할 수 없다는 말투였고.

 

타쿠미: 그럼, 역시 디렉터가 말하는 대로 할 수밖에 없다는 거?

 

료이치: 뭐, 그런 거겠지. 본의는 아니지만.

 

거실은 조용하기 그지없었다.

뭐라 말할 수 없는 공기가 감돌아

누구라고 할 것도 없는 한숨이 새어 나왔다.

 

돌아갈 수 없다.

기대하고 있던 구조가 올 조짐도 없다.

 

그렇게 생각하자,

기분이 가라앉는 것도 어쩔 수 없었다.

 

히요리: (─이 광경, 왠지 낯이 익네.

거실 테이블을 둘러싸고...... 아아, 기억났다.

쿄우의 송별식 때 이런 느낌이었지)

 

여동생이 풀이 죽자 남동생들도 침체되어 있었다.

그런 분위기를 견딜 수 없어, 나는 한껏 밝게 행동했다.

 

히요리: (....이런 때에, 격려하는 역할은 항상 나니까.

평소랑 똑같이 하면 되는 거겠지.)

 

히요리: 저기.

정보의 공유라는 건 이 정도로 끝내도 될까요?

 

미즈키: 응, 그렇네.....

모두가 특별히 없다면 끝내도.

 

히요리: 그럼, 식사하지 않을래요?

배가 고프면 우울해지기도 하고,

지친 상태로는 좋은 생각도 떠오르지 않을지도.

간단한 거라도 좋다면 제가 만들게요.

재료가 있을 경우지만.

 

메이: 에.

 

쿄우야: 정말로?

 

마모루: 세나씨, 요리할 줄 아는군요.

 

히요리: 동생들이 배고프다고 하면 내가 만들어주곤 했으니까요.

하지만 대단한 건 못 만들어요.

 

미즈키: 그걸로 충분해.

 

료이치: 나도 도울게.

이 정도 인분을 만드는 건 큰일이니까.

 

타쿠미: 밥은 뭐 만들 거야?

 

모두의 안색이 원래대로 돌아왔다.

오히려 아까보다 밝은 표정이다.

 

토모세: 여기 있는 식재료는 먹어도 괜찮은 건가?

 

소우타: 난 인스턴트라도 괜찮은데.

 

쿄우야: 좀 가만히 있어 너희들은!

 

메이: 맞아, 필요 없으면 먹지 마.

 

우선은 주방을 보고 오기 위해

내가 의자에서 일어났을 때였다.

 

혼자 자리에 없었던 에바나군이 돌아온 것은.

 

케이토: ..............

 

모두의 시선이 그에게 모였다.

여전히 불쾌해 보이는 그는,

이쪽을 무시하고 방으로 돌아가려 했다.

 

히요리: 잠깐 기다려, 에바나군.

지금부터 식사를 하려고 하고 있었는데.

 

케이토: .....밥?

 

히요리: 응. 에바나군도 배고프지?

 

케이토: 이 안에 프로듀서가 있는데

같이 먹을 것 같냐.

 

그 한마디로 공기가 얼어붙었다.

 

생각하지 않으려 하고 있었지만

디렉터의 말대로라면 이 안에 있는 것이다.

『배신자』가.

 

쿄우야: 너는 또 그런 소리를.......

 

케이토: 사실이잖아.

프로듀서가 있는 걸 알고 있으면서

함께 행동하는 쪽이 어떻게 된 거지.

 

쿄우야: 그건 마치 본인만 아니라는 듯한 말투잖아.

 

케이토: 자신 이외에 누구를 믿지?

나는, 주위는 모두 적이라고 생각한다.

 

메이: 극단적이로군.

 

케이토: 내버려 둬.

난 방에서 먹겠어.

 

지금까지의 예를 봐서,

감시자에게 리퀘스트하면 밥 정도는 내어줄 것이다.

 

그러니 에바나군의 판단도 틀린 것은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상대를 믿는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를 통감한다.

 

히요리: 그럼, 어쩔 수 없네.........

메뉴는 카레로 괜찮을까.

 

미즈키: 카레의 재료라면 갖춰져 있는 것 같아.

감자, 당근, 양파에 돼지고기,

고형의 카레루도 확인했어.

 

히요리: 생각했던 것보다 재료가 갖춰져 있네요.

그럼 그걸 써서─

 

케이토: ─아니, 부족하잖아 재료.

 

벌써 방으로 돌아갔다고 생각했더니,

어느새 다시 되돌아온 에바나군이 입을 열었다.

 

히요리: 에?

 

케이토: 스파이스부터 만들라는 말은 안 하겠지만,

샐러리는? 마늘은? 생강은?

버터나 로리에도 넣지 않을 셈이냐....?!

게다가, 배가 고파서 지금 바로 먹고 싶은데 카레라니.

좀 더 빠르게 만들 수 있는 걸로 골라.

 

히요리: 그러니까....

에바나군, 요리 특기야?

 

케이토: 특기라든가는 상관없어.

만드냐 만들지 않느냐다!

 

소우타: 뭔가 캐릭터 변하지 않았어? 괜찮아?

 

케이토: 시끄러워.

어중간한 카레를 만드는 건 카레에 대한 모독이다.

카레는 내일. 오늘은 중화요리다.

 

토모세: 왜 갑자기 흥분하는 건데.

 

마모루: 고집이... 있는 거네요...........

 

히요리: 자, 그럼 중화요리로 할까.

잘 부탁해요, 에바나군.

 

그런 이유로, 에바나군의 지도하에

중화요리를 만들게 되었다.

 

 

 

 

 

 

 

 

그리고 완성된 식사는,

있는 식재료로 적당히 만든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고급스러운 중화요리, 6가지였다.

 

히요리: (대단한 솜씨.

에바나군에게 맡겨서 다행이다.)

 

쿄우야: 보기에는.... 엄청난데...........

 

메이: ......나, 세나가 만든 쪽이 좋은데.

 

토모세: 히요리의 요리도 충분히 맛있는데,

아무리 그래도 이 녀석이 만들 것까지는....

 

케이토: 불만이 있으면 먹지 마.

 

메이: 젠장, 기시감이 느껴지는 대사....!

 

히요리: 아까 맛을 봤는데 굉장히 맛있었어요!

여기, 앞접시.

 

료이치: 좋은 냄새가 나네. 잘 먹겠습니다.

 

타쿠미: 잘 먹겠습니다~

 

쿄우야: 잘 먹겠습니다........

 

한입, 두 입 요리가 입안에 던져 넣어진다.

많은 사람들이 말없이,

그저 묵묵히 식사를 계속했다.

 

하지만 그런 가운데,

아카세씨가 눈을 가리고 관자놀이를 눌렀다.

 

히요리: 무슨 일 있나요, 아카세씨.

매운 건 잘 못 드세요?

 

쿄우야: 아니.........

......맛있어서 괴로워..............

 

히요리: 괴롭다니.....

 

토모세: .....나는 매워........

 

히요리: 토모세군은 매운 거 못 먹으니까.

볶음밥이랑 이쪽 볶음요리는 안 매워.

 

메이: 에바나 너, 이런 데에서

호감도 올리는 건 비겁하잖아.

 

케이토: 시끄러워.

호감도 따위 마이너스인 채로 상관없어.

 

미즈키: 이야 정말로 맛있어.

이건 카레도 기대되는데.

 

소우타: 음~

중화요리는 그다지 먹지 않지만, 맛있네☆

제법인데 케이쨩~

 

케이토: 그만둬, 친한척하지 마.

 

진정되어가는 분위기를 보며,

서로의 골이 메워지는 것을 느꼈다.

특히 에바나군과의.

 

히요리: (분명, 에바나군도 필사적이었던 거야.

그래서 저도 모르게 매섭게 말해버린 것뿐.

말투는 조금 험하고 무섭지만....)

 

그렇게 대부분의 접시가 비워지고,

슬슬 잡담이 시작되었다.

 

그럼 차라도 내올까 하고,

이오치씨가 자리에서 일어서려고 했을 때.

 

쿄우야: 전원, 들어줬으면 해.

 

아카세씨가 그것을 제지하듯 가볍게 손을 올렸다.

 

쿄우야: 나는 어제 종업식이 끝나면 빨리 돌아가서

사둔 콜라를 마시면서 녹화해둔 유럽 리그를 볼 예정이었어. 아, 축구 얘기야.

별로 대단한 예정은 아니지만, 예정이 틀어진 건 열 받아.

강제되는 건 좋아하지 않아. 모두 그렇겠지만.

 

료이치: .....음. 뭐, 그렇지.

 

쿄우야: 하지만, 나는 지금 강제적으로 이세계라는 녀석에 갇혀있고,

그 와중에 드라마까지 하게 됐지.

엄청 열 받지만... 지금 거기에 반발해봤자

자기 자신만 위험하게 만들 뿐이라고 생각해.

 

누구나가 수긍하고 동의하는 것을 보며,

아카세씨는 계속했다.

 

쿄우야: 그래서 나는, 지금 여기에 있는 10명은

우선 동료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히요리: .......에

 

소우타: 어라─?

어제 제일 먼저 날뛰었잖아,

배신자는 당장 나와─라면서.

 

쿄우야: 그래서 말하는 거야.

그때는 미안했어.

 

그렇게 말하고, 아카세씨는 그 자리에서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들어 올린 얼굴은 방금 전까지의 당당한 것과는 달리,

다소 울적한 얼굴이었다.

 

쿄우야: ...본심을 말하자면,

진심으로 믿는다고 하는 건 아직 어려워.

하지만─

하지만, 한 사람의 배신자 때문에

9명 사이의 신뢰를 버리는 것은 싫어.

그러니까, 어제 말한 것은 취소하게 해 줘.

누군가를 의심하고,

믿을 수 있는 녀석들의 신뢰를 잃은 채

조금씩 자신조차 믿을 수 없게 되는 게 싫다.

그러니까 나는 여기 있는 녀석들은 동료라고 생각하기로 했어.

 

올곧은 눈동자였다.

 

신기하게도 그 눈을 보고 있으면

전부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게 된다.

 

긴장으로 쥐어져 있던 손은 어느새 느슨하게 풀려있었다.

 

히요리: (나도, 모두를 믿고 싶어.

설사 어제 만났을 뿐인 사람들이라도,

언쟁하는 것은 싫다.

이 안에 프로듀서라는 배신자가 있다 해도......)

 

마모루: .....저는, 어제도 말했지만,

프로듀서가 섞여 들어왔다는 것 자체도

거짓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의심암귀는 최고의 스파이스,

그는 그렇게 말하고 있었어요.

그렇게 우리의 단결을 막고 있는 거라고.

 

료이치: 근거라기엔 조금 약하다고 생각하지만?

 

마모루: 그렇네요.....

하지만, 저는─여러분과 조금이라도

사이좋게 지낼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소우타: 뭐 확실히, 이제부터 얼마나

같이 있어야 할지도 모르는데,

껄끄럽게 지내는 건 좀 그렇지~

 

히요리: ─저도,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누군가를 의심하며 지내는 것은, 솔직히 힘드니까....

분위기가 나빠져 버리는 것도.

 

케이토: ...다 같이 모여서, 나한테 말하는 거냐.

 

히요리: 아니야! 그런 게 아니라....

그저, 자신의 생각이랄까,

생각한 걸 말한 것뿐이야....

 

케이토: 나도 생각한 걸 말한 건 뿐이지만.

뭐─

하나하나 언쟁하는 것도 귀찮은 일이지.

딱히 프로듀서도 이외의 녀석까지

몰아붙일 생각은 없고.

 

히요리: .....!

그럼, 사이좋게 지내주는 거네!

 

케이토: 아니, 그렇게까지 말한 적은─

 

쿄우야: 뭐야! 말로 하면 알아주잖아.

앞으로도 그렇게 부탁할게, 에바나!

 

케이토: 너, 그러니까─

 

료이치: 삐죽 대는 시기도 있는 거지. 알지알지.

 

케이토: 그러니까, 그런 게 아니라고....!!

 

쿄우야: 그럼, 내일부터 잘 부탁해!

빨리 원래 세계로 돌아갈 수 있게

모두 힘내자─!

 

각각 긍정의 말이 겹쳐졌다.

에바나군은 마지못해 하는 듯했지만.

 

하지만, 캄캄하기만 했던 눈 앞의 길을

희미한 빛이 비추고 있다.

그런 기분이었다.

 

히요리: (아카세씨, 굉장해.

덕분에 앞을 향할 수 있게 되었어.

괜찮아, 열심히 하면 금방 집으로 돌아갈 수 있어.

힘내자. 포기하지 않고, 꺾이지 말고─

 

 

 

 

 

 

 

그렇게 마음을 새로 다진, 그날 밤.

잠들기 전.

 

히요리: ..........저기...........

 

토모세: ....................

 

내 방문 앞에서,

토모세군이 기다리고 있었다.

 

복잡한 기분이었다.

원래대로라면, 9명 중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것은

토모세군이었을 텐데.

 

히요리: (아니, 지금도 신뢰하고 있어. 하지만.....)

 

히요리: 토모세군....뭔가 볼일이라도?

 

토모세: 오늘, 날 피하고 있었지.

 

히요리: ......읏, 하지만.....

 

아침에 토모세군과 이야기하고 나서부터,

말하는 것도 눈을 마주치는 것도 피하고 있었다.

 

자신의 마음을 정리하지 못했기 때문에.

 

토모세: .....히요리.

네가 날 어떻게 생각하든,

네가 정한 거라면 어쩔 수 없다고는 생각하지만.

나는 어떤 상황에서든 널 지킬 거고,

함께 있을 거니까.

 

히요리: (피했던 건...., 나쁜 건 내 쪽인데.)

 

그렇게 말을 걸어준 토모세군이

나보다 훨씬 어른으로 느껴졌다.

 

히요리: ....언제나 지켜주는 건,

내 역할이었는데.

 

토모세: 옛날 얘기잖아. 지금은 달라.

 

어렸을 때, 한 학년 위에 나는

언제나 토모세군의 손을 잡고 있었다.

 

차. 개. 괴롭히는 아이.

모든 것으로부터 그를 지키려고 했었다.

여동생이나 남동생에게 그랬던 것처럼.

 

언제부터 변했던 걸까.

언제부터 손을 잡지 않게 돼버린 걸까.

 

토모세: 그러니까, 위험한 짓은 하지 마.

무슨 일이 있으면 나와 상담해줘.

나는 절대 너를 배신하지 않아.

 

히요리: (하지만 드라마 중이라면 뭐든지 하는 거지?)

 

나갈 뻔한 말을 삼켰다.

나를 지키기 위해서 한 행동이라는 것은 알지만.....

 

히요리: (룰이라면 키스도, 내가 싫어하는 것이라도,

분명......뭐든지.

그렇게 말해버리면, 분명 싸움이 되겠지.

그렇게 될 바에는─)

 

히요리: ....알겠어.

 

히요리: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그런 중에 토모세군이 있어 주는 것은 무척이나 고맙다.

그래서 지금은............

토모세군과 말다툼하고 싶지 않아.)

 

나는 고개를 들어 토모세군을 향해 웃었다.

걱정해줘서 고마워, 라며.

 

히요리: 무슨 일이 있으면 꼭 상담해줘!

....빨리, 원래 세계에 돌아가고 싶고.

안 그러면 목욕탕에도 들어갈 수 없는걸, 곤란해!

 

토모세: 목욕? 목욕이라면, 바운서에게 말하면

유사 입욕 처리였던가 해주잖아.

 

히요리: 그건 알고 있지만...

역시 진짜 목욕이 좋아.

피로가 풀리는 기분도 들고.

뭐 참을 수밖에 없나, 지금은.

사소한 푸념이려나!

그럼, 안녕히 주무세요. 내일 보자.

 

토모세: 아아....잘자.

 

내일도, 열심히 하자.

자신을 타이르며,

나는 내 방으로 향했다.

 

 

 

 

 

▶거실에 간다

 → 쇼트 에피소드 1

▶도서관에 간다

▶공원에 간다

 → 쇼트 에피소드 3

 

※ 3개 중 2개의 쇼트 에피소드 확인 가능.

각 선택지마다 3명의 공략캐가 있고 관련 선택지 1개만 선택 가능.

 

 

 

 

 

 

 

 

2-14.

 

이세계통신의 캐스트로서 이 세계에 유폐된 지 며칠.

작전 회의라는 이름의 3시 간식 타임에서
약한 소리를 한 것은, 설마 했던 에바나군이었다.

 

케이토: ...어째서 내가 줄에 묶이지 않으면 안 되는 거야....

 

료이치: 하?

 

갑자기 내뱉은 말에,

후타미씨를 비롯한 모두가 눈을 크게 떴다.

 

케이토: 어째서 내가 다자이에게 묶이지 않으면 안 되냐고 말하는 거다!

 

메이: 잠깐 기다려.

너 말하는 방식이 조금 그렇잖아.

 

마모루: 아아, 아까의 드라마 말이군요.

에바나군, 인질 역이라 묶여있었으니까요.

 

케이토: 게다가 너무 세게 묶었다고.

흔적은 남지 않았지만 파고 들어서 아팠다고....!

 

메이: 내가 기뻐서 묶기라도 했단 거냐.

그런 역이었으니까 어쩔 수 없잖아.

 

히요리: 그런 드라마 했었구나.

요리의 밑준비 중이어서 스루 해버렸네.

 

처음에는 하루 한 개였던 이세계통신은

매일 개수를 늘려가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들도 꽤 익숙해지기 시작했고

모든 영상을 주시하지는 않게 되었다.

 

물론 자신의 드라마라면

필사적이 될 수밖에 없지만.

 

료이치: 뭐 확실히, 하드한 내용의 드라마가 많네.

시청자의 반응을 노리고 있는 거겠지.

 

쿄우야: 23살인데 교복까지 입었으니까요.

 

료이치: 그걸로 괴롭히는 건 그만둬줄래.

 

소우타: 난 매번 포인트가 2나 3 정도밖에 안 들어오는 게 불안인데~

 

토모세: 그건 연기가 너무 서투니까 그러잖아요.

좀 더 감정을 넣지 않으면.

 

소우타: 에~ 엄청 넣고 있는데 말이지.

 

토모세: 매 화 국어책 일기인데요...

 

타쿠미: 나는 보고 있는 걸로 좋아.

연기하는 쪽이 능숙하게 못해도.

 

미즈키: 하이지군은 아직 3회밖에 출연하지 않았으니까.

이제부터 불만이 터져 나올지도 모르지.

 

타쿠미: 그러려나?

이대로 이어질 거라고 생각하지만.

모두와 함께 하는 거, 즐거워.

 

케이토: ....이딴 게 재밌다니,

감각이 어떻게 돼버린 거냐.

 

료이치: 그런 말투 하지 않아도 되잖아?

하이지는 자기 감상을 말했을 뿐이야.

 

케이토: ─난 싫다고!

자기감정을 속이는 것도, 드라마를 하는 것도...!

그러는 사이에 더 마음에 안 드는 내용의 드라마도 해야 될 게 뻔하잖아.!

그걸 지시하고 있는 건 누구지?

그 수상하기 짝이 없는 디렉터와 이 안에 있는 프로듀서다!

 

쿄우야: 또 그 얘기냐. 마음은 알겠지만

포인트를 모아서 원래 세계로 돌아가면 되는 거잖아?

 

케이토: 그건 네 녀석 생각이잖아.

멋대로 자기 생각을 이쪽에 밀어붙이지 마....!

 

쿄우야: 밀어붙이다니, 너 말이야...!

 

두 사람의 말다툼을 멈춘 것은

거실에 놓여있던 관리자씨의 시동음이었다..

 

미즈키: 라는 느낌으로 불만이 쌓여가는 중인데.

디렉터씨는 이것도 계산했던 거려나?

 

관리자: 디렉터에게 연결합니다.

 

어느 틈엔가 이오치씨가 관리자씨를 기동 시킨 것 같다.

 

관리자씨를 통해서 디렉터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디렉터: ...불만은 당연히 나올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계산이라고 한다면 계산 안이었습니다만,

모티베이션을 망가뜨리고 싶지는 않습니다.

 

미즈키: 그래서, 그 해결 방법은?

 

디렉터: 그럼─ 조금 빠르지만

『보상』 을 드리겠습니다.

 

디렉터의 말에 전원의 뱅글이 울렸다.

 

보고 있으니 언제나 이세계통신이 끝나면 나오는

합계 통신 포인트가 표시되어 있었다.

 

히요리: 이건....?

 

디렉터: 이것은 여러분의 현재 포인트입니다.

원래의 세계로 돌아가려면 좀 더 모아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만─

 

내 포인트는, 지금 26포인트.

좀 더 모으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은

얼마나 드라마를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걸까.

 

디렉터: 여러분의 노력에 맞춰 보상을 드리려 합니다.

일단은 이겁니다.

 

이번에는 혼자만 뱅들이 울렸다.

토 모세 군의 뱅글이었다.

 

디렉터: 현재 가장 포인트가 높은 분은,

50포인트의 반죠 토모세씨 입니다.

당신의 리퀘스트를 들어드리겠습니다.

 

토모세: 나....?

 

디렉터: 네. 내용에 따라 다르지만,

어떤 리퀘스트도 상관없습니다.

 

쿄우야: 어떤 리퀘스트라도...?

만약 네 정체를 밝히라는 것도 되는 건가.

 

아카세씨의 물음에 대답은 없다.

토모세군의 리퀘스트가 아니면 안 된다는 걸까.

 

모두의 시선이 집중되는 가운데,

토모세군은 의외의 말을 하기 시작했다.

 

토모세: 그럼, 숙소에 욕실이 필요해.

 

히요리: 엣.

 

쿄우야: 하아?

 

메이: 거기서....욕실?

 

토모세: 욕조와 샤워를, 탈의실 포함해서. 가능한가?

 

디렉터: 물론 가능합니다!

그럼 욕실을 준비해드리겠습니다.

 

관리자: 리퀘스트, 접수했습니다.

조성을 시작합니다.

 

디렉터: 설치가 완료되었으니, 나중에 확인해주세요.

그럼 여러분. 이렇게 부정기로 보상을 드리려고 하니,

계속해서 이세계통신을 즐겨주세요.

 

거기서 디렉터로부터의 통신이 끊어져,

깜빡거리던 관리자씨의 램프는 꺼졌다.

 

쿄우야: 왜 하필이면 욕실이야?

그거 말고도 여러 가지 있잖아.

 

료이치: 뭐 확실히, 욕탕에는 들어가고 싶긴 했지만.

유사 입욕 처리 같은 건 개운한 기분이 안 들고.

 

미즈키: 다른 것도 여러 가지 있잖아...라고 해도,

거기서 뭘 말하려 하니 갑자기는 생각이 안 떠오르긴 하네.

 

히요리: 저기...뭔가 죄송해요.

목욕탕을 리퀘스트한 건 내가 말했기 때문이지? 토모세군.

 

토모세: ...별로. 내가 들어가고 싶었던 것뿐이야.

 

히요리: 그래. ......고마워.

 

쿄우야: 하아, 츤데레냐.

뭐 됐어. 그래서 욕실은 어디야?

벌써 생긴 거 맞지?

 

타쿠미: 있잖아, 여기는?

 

하이지군이 현관 옆의 비어있던 공간으로 다가가고 있는 것을 눈치챘다.

 

마모루: 아까까지 없었던 문이 생겼네요.

 

소우타: 목욕하고 싶었던 사람이 확인해봐~

히요리쨩....이 아니라 토모군인가☆

 

다소 경계하면서, 토모세군은 그 문을 열었다.

 

 

 

 

 

 

 

그러자 거기에는 제대로 된 탈의실로,

그 앞에는 훌륭한 욕실이 준비되어 있었다.

 

토모세: 욕실이군.

 

마모루: 굉장하네요. 정말 한순간에 욕실이 생겼어....

 

쿄우야: 물리 보존 너무 무시하잖아 머리 아프게.

 

메이: 이제 생각하면 지는 거다.

 

타쿠미: 다행이네.

들어가고 싶었던 거지?

 

히요리: 으, 응....

 

토모세: 바로 들어가면 어때?

아무도 엿보지 못하게 감시할 테니까.

 

쿄우야: 어이 잠깐.

엿볼 리가 없잖아, 우릴 뭐라고 생각하는 거야.

 

토모세: ...............

 

쿄우야: 거기서 무시하냐?!

 

미즈키: 좋은데. 나도 같이 들어가고 싶어 져.

어때? 안 돼?

 

히요리: 이오치씨가 여자라면 상관없지만...

 

미즈키: 진짜? 그럼 들어갈 준비를 해야겠네.

 

히요리: (어라, 역시 여자였던 걸까?)

 

그럼 갈까, 라며 내 어깨에 손을 올리고

탈의실로 들어가려 하는 이오치씨를 막아선 것은

아카세씨와 다자이군이었다.

 

쿄우야: 자, 잠깐 기다려주세요.

뭔가, 뭔가 안될 거 같은 기분이 들어요!

 

메이: 맞아요. 언제나 얼버무리기만 하고.

여성이라는 증거가─

 

미즈키: 어라? 즉 너희들은 나한테 여기서 벗어서 증명하라는 거?

 

쿄우야&메이: 그런 말은 안 했어요!

 

미즈키: 아하하! 농담이야, 농담.

 

 

 

 

 

 

 

미즈키: 그건 그렇고 의외의 도량이 큰 걸.

보상으로 욕실도 만들어주다니.

더 대단한 소원도 이루어 주는 걸까나.

 

소우타: 그럼 난 뭘로 할까나.

지금부터 생각해 둬야지─

 

케이토: ....겨우 이런 걸로 속을까 보냐...

 

혼자서 욕실도 보러 오지 않고,

어두운 목소를 낸 것은 에바나군이었다.

 

아무래도 『보상』이

그에게는 효과가 없었던 것 같다.

 

타쿠미: 그럼, 어떻게 하고 싶어?

 

케이토: 이쪽이야말로 묻고 싶다. 넌 어떻게 하고 싶은 거지?

이세계통신이 즐거워? 쭉 이 세계에 있고 싶은 건가?

네 말투는 마치 디렉터나 프로듀서라는 것 같군.

 

에바나군은 거실을 나가버렸다.

자기 방으로 돌아간 거겠지.

 

료이치: 요전의 저녁식사에서 조금쯤은 진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하구나, 저 녀석은.

 

쿄우야: 신경 쓰지 마, 하이지.

기분이 좀 안 좋았던 것 같고

누구라도 좋으니 불평을 늘어놓고 싶었던 거야.

 

타쿠미: .....웅.......

 

료이치: 어찌 됐건, 저쪽은 제대로 소원을 이루어줄 생각이 있다는 거야.

그것만으로도 기분이 달라지네.

 

메이: 그런 것 같네요....포인트를 모으면

원래의 세계로 돌려보내 준다는 것도

거짓은 아닌 듯하고.

 

모두가 끄덕이며 동의를 표하자

이오치씨가 나를 향해 돌아섰다.

 

미즈키: 자, 세나군은 신경 쓰지 말고 욕탕에 들어갔다 와.

따라가거나 하진 않을 테니까.

 

히요리: 아....네.

 

토모세: 제대로 감시할 테니까.

 

히요리: 후후. 잘 잠글 테니까 괜찮아.

 

 

 

 

 

 

 

히요리: (그건 그렇고 오랜만에 목욕이네─)

 

나는 언제나 궁중에 떠서 따라오는 관리자씨를 양손으로 잡아

탈의실 선반에 두었다. 벽면을 향하는 모양으로.

 

히요리: 잠깐 거기서 반대 보고 있어.

도망가지 않을 테니까.

 

감시자: 리퀘스트, 접수했습니다.

 

조금씩 개선되어 가고 있다.

그러다 보면 분명 집에도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믿는 편이 마음이 편하기도 하고,

모두와 지내는 시간도 의외로 나쁘지 않다.

 

히요리: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자.

우선은─목욕이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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