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문득, 눈이 떠졌다.
아직 몸에 피로가 남아 있어,
긴장으로 눈이 떠진 걸까 하며 상체를 일으켰다.
히요리: (....? 뭔가, 들렸는데.
아래층에서다, 고함 소리 같은........)
???: ─그러니까, ....알까보냐라고 했잖아!!
히요리: (.....거실에 가보자.)
거실에 가보니, 전원이 모여있었다.
자고 있던 사람들도,
이 노성에 불려온 거겠지.
케이토: 태평하게 자고 있었으면서
정보만 캐내려고 하다니, 뻔뻔한 거에도 정도가 있지!
료이치: 말하고 싶은 건 알겠지만,
한밤 중에 나갈 이유는 없어.
몸의 안전을 우선했을 뿐이다.
케이토: 그렇다고 해서...!!
마모루: 두, 두사람 다....싸움은..........
쿄우야: 에바나도 조금 진정해!
소리친다고 해도 상황은 변하지 않잖아.
에바나군을 달래며 아카세씨가 모인 모두를 내려본다.
쿄우야: 내가 보고 온 그대로의 정보는 제공할게.
그렇다 해도, 좋은 이야기는 하나도 없지만.....
미즈키: 그렇다는 건, 우리들 이외의 인간은 만나지 못했어?
쿄우야: 네. 통신 수단도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어디를 봐도 만들어진 것 같은 도시가 계속되고 있어요.
게다가, 어느 정도 걸은 시점에서
뱅글로부터 경고음이 나와서.
미즈키: 경고음?
쿄우야: 『지정 구역에서 나오지 마십시오』라고.
무시할지 고민했지만, 일단은 돌아왔습니다.
아카세씨의 보고에,
그 자리의 모두가 입을 다물었다.
인터넷으로부터 고립된, 인간이 없는 모조품 같은 거리.
그런 거리가, 지금의 일본 어디에 있는 걸까?
게다가, 모호한 경고음.
우리의 행동을 제한하고,
대체 어떻게 할 생각인 걸까.
비정상적인 상황에 놓여있다는 것이 새삼 다가와,
가벼운 한기를 느꼈다.
메이: 모조품, 인가.
그럼, 저것도....모조품인가?
창가에 서있던 다자이군이,
창 밖을 가리켰다.
나는 정원을 향해 나있는 큰 창문으로 다가가, 밖을 바라보았다.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 잘 몰랐지만,
시선을 올리자 처음으로 깨달았다.
히요리: 달이.... 두 개?!
미즈키: 에?
자리에 있던 대부분이 창가로 다가갔다.
그리고 올려다본다.
두 개의 달을.
쿄우야: 어...어째서 달이 두 개 있는 거야!
케이토: 설마. 헤린지 뭔지 하는 빛인 거 아냐?
토모세: 그게 그렇게 보인다면,
안과에 가보는 게 좋겠네요.
료이치: 놀랐어. 정말 달이 두 개 있잖아...
하하, 전혀 눈치채지 못했어.
소우타: 달이 두개 있는 모조품의 세계인가.
음, 판타지네.
미즈키: 판타지.......
아니, 그렇다고 단언할 수 없어.
타쿠미: 무슨 뜻이야?
미즈키: 젊은 애들은 모르려나.
옛날, 달이 두개 있던 시대가 있었어.
타쿠미: 그렇구나.
료이치: 젊은 애라니. 이오치씨 몇 살인가요.
미즈키: 24살인데.
료이치: 저랑 1살 밖에 차이 나지 않잖아요....
이오치씨의 말과 동시에, 나는 떠올렸다.
종업식이 끝난 후, 선생님의 말을.
내레이터: 2108년 7월 20일,
우리는 다시 달에 착륙하여,
염원의 모르페우스 계획이 시작되었습니다.
달과 나란히 보이는 그 아름다운 모습에
모르페우스는 2번째의 달이라 불리고 있습니다.
히요리: 모르페우스 계획....인가요?
미즈키: 후후, 세나군은 알고 있었네.
그 말 대로야. 예전에 모르페우스 계획이
실행되고 있을 무렵, 달은 쌍둥이였어.
달에 달라붙어 떠있는 위성 모르페우스가
두 번째 달처럼 보인 것뿐이지만 말이야.
마모루: 들은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옛날이야기지요?
미즈키: 그렇지. 위성 모르페우스는 사고로 부서져,
두 개의 달은 다시 하나로 돌아왔어.
2118년의 얘기지.
마모루: 2118년...30년 전...........
히요리: 그런, 설마....
그럼 여기는 과거의 세계인가요?
미즈키: 거기까지는.
아까 다자이군이 말했었지.
메이: ....모조품?
그렇다 치면 대규모네요.
도시도, 하늘도, 모든 것이.
미즈키: 그렇네. 대체 뭐가 목적인 건지....
모두가 침묵했다.
몇 번째의 침묵인 걸까.
모두가 『이 곳은 이상하다』라고 말하면서도,
이 곳이 어디인지는 모른다.
히요리: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는 모르는 걸로,
이렇게 불안하게 되다니....)
미아가 된 아이처럼,
불안하고, 고독하다.
생각해도 답을 찾지 못한 채,
자극과 초조함이 섞인 한숨이
어딘가에서 들려왔다.
케이토: ─웃기지 마!
그리고, 침묵을 깬 것은 에바나군이었다.
거실에 놓인 감시자씨를
왼손으로 덥석 움켜쥔 채로 소리쳤다.
히요리: (...어라?
왼손을 감싼다고 생각했던 건
내 착각이었던 걸까.)
또 태평한 생각을 하고 있는 나를 뒤로하고,
에바나군은 분노를 기계에 부딪혔다.
케이토: 쓸데없는 일은 관두고,
어서 얼굴을 보여, 유괴범!
전부 보고 있겠지, 이 상황도.
쿄우야: ....그 말대로야. 유괴는 범죄다,
어떤 이유가 있어도 용서받지 못해.
료이치: 몰래카메라 방송이라면, 이제 충분하잖아.
장난이라면, 질이 나빠.
이제 정체를 밝힐 때가 되지 않았어?
기분 나쁜 남자: 그건 체험 기간을 종료해도 좋다는 뜻입니까?
케이토: 당연하지.
빨리 끝내고, 돌려보내.
감시자씨로부터 들려온 것은,
묘하게 담담한 목소리였다.
지금까지의 모습과는, 조금 달랐다.
어딘가─
기분 나쁜 남자: 그렇다면
무서워, 라고 생각한 순간.
또다시 세계가 어둠으로 둘러싸였다.
1-7.
돌아와 버렸다.
하지만 이번에는 조금 달라진 것이 있다.
왜냐하면, 눈 앞의 스크린 외에도
9개의 스크린이 빛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눈 앞의 스크린에는, 예의 남자.
다른 스크린에는, 잘 모르는 숫자의 나열,
모두의 모습도 찍혀있었다.
히요리: (나를 포함해서, 모두 10명─)
기분 나쁜 남자: 그렇다면 체험 기간을 종료하겠습니다.
이 세계의 굉장함을, 여러분들도 알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히요리: (굉장함이라니...
무슨 말을 하는 걸까, 이 사람)
기분 나쁜 남자: 자, 이렇게 여러분을
이 세계에 불러들인 데에는,
물론 목적이 있습니다.
한 번쯤은 들어본 적이 있으시겠지요.
『이세계통신』....여러분은
이 방송의 캐스트가 된 것입니다.
히요리: 이세계통신의....캐스트.
식은땀이 느껴진다.
나는 아침, 토모세군과 어떤 이야기를 했더라.
누군가 나를 『이세계통신』에 불러주지 않을까.
그런 것을, 확실히 말했다.
히요리: (설마, 내가 그런 말을 해서....?)
기분 나쁜 남자: 본 통신에서는 많은 드라마를 방송하고 있습니다.
로맨스, 학원물, 미스터리, 서스펜스....
하지만 아쉽게도, 이 『이세계』에는
캐스트가 되려는 사람이 없답니다.
곤란한 일이지요.
화면 앞에서, 많은 시청자가
이 방송을 기다리는 있는데.
준비되어 있는 9개의 디스플레이에서는
조금 전까지 함께 있던 9명의 모습이 담겨있다.
전원이 아연해져,
연기를 하는 듯이 설명을 이어가는 그의 목소리를
그저 듣고만 있었다.
기분 나쁜 남자: 그런 사정으로,
당신들은 본래 이 세계의 주민이 아니지만,
게스트로서 초대되어 오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물론, 아무런 대가도 없이
캐스트를 강제할 생각은 없습니다.
드라마를 연기하고, 호평을 받았을 때에는
여러분의 리퀘스트를 들어드리겠습니다.
체험 기간과 마찬가지로.
머릿속에 떠오른 것은,
교부군이 리퀘스트했던 게임과
후타미씨가 리퀘스트했던 1점 한정의 재킷.
그런 식으로 어떤 물건이라도 보상으로 주겠다,
그렇게 말하고 싶은 거겠지.
기분 나쁜 남자: 물건이 아니라도 상관없습니다.
돈을 원한다. 명성을 원한다.
대체로 이루어 드릴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히요리: (에....?
그런 게, 정말로 되는 거야?)
기분 나쁜 남자: 평소라면 이룰 수 없는 꿈,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드라마에서 힘 내주세요.
그것이 우리의, 시청자의 재미니 까요.
히요리: (하지만...만약 꿈이 이루어진다고 해도,
이렇게 갑작스러우면)
내 불만을 간파한 것처럼, 그는 말을 이어갔다.
기분 나쁜 남자: 하지만, 당신들에게도 사정이 있겠지요.
목적을 달성하면 원래의 세계에 가고 싶다.
물론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안심해주세요.
시청자로부터의 평가가 일정치에 다다른다면,
원래의 세계로 돌아가고 싶다는 요구도 들어드립니다.
시청자를 즐겁게 할만한 흥미진진한 각본을
많이 준비하고 있으므로,
그들을 전력으로 연기해주세요.
그렇게 하면 시청자로부터의 평가를 얻어,
결과적으로, 원래의 세계로 돌아갈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이해가 되셨습니까?
우리는 상부상조하는 관계라는 것입니다.
히요리: 나─
기가 막혔다.
마음대로 데려와서, 상부상조라고 들은들
납득할 수 있을 리가 없다.
드라마를 연기해줬으면 한다.
시청자를 즐겁게 해주었으면 한다.
즐겁게 해 준다면, 돌아갈 수 있다.
히요리: (제멋대로인 말뿐.
게다가─)
히요리: 아까부터 이세계, 이세계,
결국 여긴 어디라는 거야?
기분 나쁜 남자: ....지금의 설명으로 이해할 수 없어도,
분명 앞으로는 이해하실 수 있을 겁니다.
히요리: 지, 질문에 대답해...!!
기분 나쁜 남자: 어이쿠, 통신을 시작하기 전에, 자기소개가 늦었군요.
저는 본 통신의 디렉터입니다.
디렉터: 이세계통신을 고조시키기 위해,
여러 가지를 담당하는 현장감독.
가면 때문에 표정을 알 수 없지만,
그만큼 손짓 발짓에서 오버 리액션을 느낀다.
디렉터: 시청자 여러분들이 즐길 수 있도록,
여러 가지를 담당하는 현장감독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디렉터,라고 부담 없이 불러주세요.
아, 하지만, 이 통신의 최종 책임자는
방송을 기획하고 있는 프로듀서입니다.
사장 같은 건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프로듀서: 이세계통신의 최종 책임자.
이세계통신에서는, 최고의 권력을 가지고 있다.
디렉터: 저는 프로듀서 정도의 권한은 가지고 있지 않아서,
질문에 따라서는 대답할 수 없는 것도 있습니다.
그 점,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히요리: ...뭐가 뭔지.....모르겠어..........
쿄우야: 잠자코 듣고 있자니....
제멋대로인 얘기를 강요할 뿐이잖아.
드라마의 방송이라니,
그런 걸 위해 사람을 납치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거냐?!
디렉터: 한 번 듣는 걸로는 이해가 어려울 거라 생각하므로,
일단 체험해 보도록 하지요.
그럼─
아카세씨의 말을 다시 한번 무시하고,
디렉터는 가볍게 오른손을 들었다.
디렉터: 여러분의, 기념적인 첫 번째 방송이 곧 시작되겠습니다.
경고음이 들리고, 뱅글이 자동으로
공중 투영 디스플레이를 표시한다.
거기에는 3가지 항목이 있었다.
『통신 스테이터스: 3분 후 드라마 개시
방송 내용: 「진실된 사랑을 찾아서」 제9화
장르: 연애드라마』
히요리: (제9화?)
『캐스트: 루이 - 세나 히요리
미나토 - 반죠 토모세』
히요리: 엣...내 이름이
디렉터: 해당 캐스트는 드라마의 도중에도
대본을 읽을 수 있게 되어있습니다.
대사나 동작은 여기에서 확인하세요.
또, 그 디스플레이는 카메라에 비치지 않으니 안심하시길.
다른 창이 대각선으로 옆에 떠올랐고,
거기에는 또 다른 문장이 표시된다.
『친구사이인 두 사람. 방과 후 교실.
미나토는 루이에게 뜨거운 마음을 전하려,
고백을 한다. 키스신.』
히요리: 키─
디렉터: 지금부터 무대로 이동하겠습니다.
히요리: 키스신이라니, 무슨...?!
1-8.
정신이 들자 그곳은 교실이었다.
어딘지 본적 있는 교실.
밖은 밝은 태양이 떠있어,
조금 전까지 한밤중이었던 것이 거짓말 같다.
만약 지금까지의 모든 것이 꿈이고,
거짓말이라고 한다면
나는 틀림없이 믿어버릴 것이다.
하지만.
히요리: 토모세군....
토모세: .............
토모세군의 진지한 표정이,
이것은 꿈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었다.
히요리: 미안해.....
전부, 나 때문이야.
토모세: .....뭐가?
히요리: 이세계통신에서 불러주지 않을까 하고 아침에 말했던 거.
그래서 옆에 있던 토모세군도 같이 납치된 걸지도 몰라.
토모세: 바보 같아. 누군가가 그 대화를 듣고 있었을 거라고?
히요리: 그건....잘 모르겠지만........
토모세: 더 이상 신경 쓰지 마.
그보다, 눈 앞의 일이다.
디렉터: 남에게 배우기보다는 스스로 익혀라,
뭐든지 담력이 중요하지요.
이 드라마의 제9화는, 고백씬으로 시작합니다.
뱅글에 이름이 표시된 분은,
그 방송 회차의 캐스트....
즉 배우로서 방송에 출연해주셔야 합니다.
표시되는 대본의 장면을 연기해주시면 됩니다.
이번 것은 체험이므로, 조금 짧지만요.
곧 방송이 시작됩니다.
방송은 중계되므로, 방송 종료까지 연기를 계속해주세요.
그럼, 카운트다운!
어느새,
대본이 표시되는 디스플레이에
카운트다운 숫자가 표시되었다.
히요리: 자, 잠깐 기다려!
히요리: 설마, 벌써 시작됐어─?!
당황한 내 팔을 끌어당긴 토모세군이 입을 막았다.
토모세: 조용히. 말하지 않아도 돼.
말하지 않아도 괜찮으니까....
내가 하는 말을 들어줘.
그리고 언제나의 냉정한 얼굴로,
나에게 눈짓을 보냈다.
그 진지한 표정이 말해준다.
『지금은, 얌전히 따라야 한다』라고.
히요리: (조용히 연기하라는 거야...?)
무엇이 일어날지 모르는 이상,
아무리 이상한 일이라도 지금은 따르는 편이 좋을지도 모른다.
모르, 지만─
토모세: 『....넌, 언제나 모르는 척하고 있구나.
난 언제나 너를 보고 있는데.
하지만 너는, 그러지 않았어.
항상 다른 사람을 보고 있어서....
그때마다 나는 안타깝고, 분해서.
안고 싶어서, 견딜 수가 없어.
껴안고, 내 것으로 하고 싶어서....』
진지한 시선이 가까이 다가온다.
깨달으면 토모세군의 손이
내 허리를 감싸고, 끌어당겨졌다.
히요리: (가, 가까워...!!)
무심코 시선을 돌리자,
디스플레이가 눈에 들어왔다.
덕분에 토모세군이 대본대로
대사를 읊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히요리: (깜짝 놀랐어.
진심으로 말하는 건가 하고....
토모세군은 연극부니까 익숙하구나.)
토모세: 『....너를, 좋아해.
무엇보다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어.』
그러니까, 눈을 피하지 말아 줘.
......나를 봐줘.
대본을 확인해보면,
마지막 대사는 애드리브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어떤 의도인지는 알 수 없다.
그리고 그러한 대사 뒤에,
키스를 한다라는 지시가 적혀있었다.
히요리: (무리야, 그런 건.........!!)
히요리: 앗.
디스플레이만 보고 있었던 탓일까.
뺨에 손이 닿고,
토모세군이 내 얼굴을 잡았다.
히요리: 설마.......아니지.....?
토모세: ....히요리.
나는─진심이니까.
강한 힘으로 끌어당겨지고, 입술이 겹쳐졌다.
토모세: ..................
토모세군의 움직임에 망설임은 없어서,
눈 깜짝할 사이에 입이 막혔다.
도망칠 틈 따위는 없었다.
연기다.
연기. 연기.
게다가, 토모세군이 이곳에 온 것은
내 잘못일지도 모른다.
내 잘못이니까. 그러니까─
히요리: (하지만, 연기라도....
첫 키스를 이런 식으로)
몸이 뜨겁고, 얼굴도 뜨겁다.
그리고 정신이 들자,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히요리: (토모세군은, 괜찮은 거야.....?)
토모세: ..............
겨우 토모세군의 입술이 떨어져,
나는 거친 숨을 내쉬었다.
히요리: .......읏
머릿속이 새하얬다.
대본에는, 이 이후의 대사가 쓰여있던 것 같다.
하지만 볼 마음이 들지 않았다.
토모세군의 얼굴도 직시하지 못하고.
그저 입을 다물었다.
히요리: (연기라도, 나는.......)
토모세: .....그런 얼굴 하지 마......
히요리: (아.....)
토모세군의 얼굴이 다시 가까워져,
반사적으로 한걸음 뒤로 물러났다.
그러자 조금 곤란한 얼굴의 토모세군이 속삭였다.
내 귓가에, 그 입술을 가까이하고.
토모세: 뭐든 좋으니까, 대사를 말해.
히요리: .......하지만........
토모세: 한 번 더....할까?
『내 고백』이 너에게 닿을 때까지,
난 몇 번이고 반복할 테니까.
히요리: ............!
내가 대사를 말할 때까지, 드라마는 끝나지 않는다.
토모세군은 그렇게 말하고 싶은 거겠지.
납득할 수 없는 마음을 안고,
나는 디스플레이에 표시된 대사를 읽었다.
히요리: 『─알겠어. 내가 졌어.
나도, 너를........
..........................
너를, 좋............아해..........』
토모세: ..................
이것은 연기다.
토모세군도, 거기에 따르는 것뿐이니까.
그러니까, 상처 입어서는 안 된다.
1-9.
디렉터: 훌륭해요!
그런 애드리브까지 하고,
현장감이 넘치는 드라마였습니다.
또다시 공중 투영 디스플레이가 떠오르고,
문자열이 늘어섰다.
『통신 포인트: 5
합계 통신 포인트: 5』
디렉터: 포인트가 나왔네요.
그 숫자는, 캐스트 여러분의 연기에 대한 평가입니다.
평가는 다이렉트입니다. 중계이므로, 즉시 평가됩니다.
평가하는 것은 물론 시청자입니다.
좋은 연기를 하는 것은 물론,
무엇보다 시청자를 즐겁게 하는 것이
높은 점수 획득의 열쇠가 됩니다.
이 통신 포인트를 일정 이상 모으면,
어떤 소원이라도 이루어드립니다.
물론 원래의 세계로 돌아가고 싶어, 라는 소원도 상관없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대량의 포인트가 필요하므로,
여러분들은 부디 서로 협력하여 목표를 달성해주세요.
메이: ...읏, 무리하게 끌고 와서,
무리하게 연기시키다니 이상하잖아!
어째서 이런......!!
디렉터: ....출연을 거부, 혹은 연기를 거부하면
벌칙 게임의 대상이 됩니다.
히요리: (벌칙 게임....?)
뭔지 모르겠지만, 드라마의 지시를 따르는 것이 좋겠지.
히요리: (토모세군은 옳은 일을 했어.........)
디렉터: 포인트도 마이너스되므로,
이쪽으로서는 추천하기 힘듭니다.
또한 누계 포인트가 마이너스 값이 되면 캐스트 실격입니다.
메이: 실격? 그걸로 캐스트를 그만둘 수 있다면 바라는 바다.
디렉터: 과연. 그럼 캐스트 실격이 되면 어떻게 되는지,
실제의 영상을 봐주세요.
소녀: ....이제, 싫어......... 이런 거, 못해.
수십 개의 디스플레이 화면이 일제히 바뀌고,
누군가의 목소리가 울린다. 여성의 목소리다.
히요리: (이건.........영상...........?)
화면에 비치는 것은, 한 여자.
심하게 초췌한 얼굴로,
어딘지 어두운 교실 같은 곳에 멍하니 서있다.
히요리: .............!!
나는 그녀의 얼굴을 본 순간, 눈을 의심했다.
입고 있는 교복은 나와 같은 것.
그러나 그것은 심하게 더러워져 있고, 머리도 부스스했다.
오른팔을 감싸며 얼굴을 일그러뜨린 그녀는,
나의─ 친구다.
소녀: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이제 무리.............무리야!!
디렉터: 그것은, 출연거부라는 말입니까?
소녀: 이젠 몰라.........
당신이 하는 말 따위 듣고 싶지 않아.
이런 세계, 한순간도 있고 싶지 않아!
더 이상............ 이런 건, 싫어................!!
디렉터: 유감입니다. 당신의 합계 포인트는 0.
이번화의 출연거부로, 캐스트 실격입니다.
디렉터의 선언이 끝나자,
귀에 거슬리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리고 그녀의 모습이,
발 밑에서부터 무너지는 것처럼 사라져 간다.
소녀: ....겨우...........끝났어............
머지않아 그림자도 형태도 남지 않았다.
정적이 그 자리를 감싸고
그 자리에 서 있는 인간은 단 한 명도 없었다.
디렉터: DEAD END,
이 세계에서 퇴장입니다.
오늘 밤 방송으로, 이번 기의 캐스트 전원이 세상에서 지워졌습니다.
상당히 유감이네요. 그럼 여러분, 다음 회의 방송을 기대해주세요.
화면이 다시 바뀐다.
디렉터: 이상, 과거의 방송을 보여드렸습니다.
케이토: 어이! 저 녀석, 어떻게 된 거야?! 설마.......!!
료이치: 아는 사이야?
케이토: 나와....같은 반이다........
쿄우야: 그런. 합성인 거 아냐? CG라거나.......
케이토: 그렇게 보였냐, 너한테는.
쿄우야: ............
케이토: 하지만, 어째서........?
지금까지 저 녀석에 대해서 잊고 있었어.
기억이 누락된 것처럼.
본 순간, 갑자기 떠올라서─
히요리: 나도....생각, 났어........
케이토: .....에?
히요리: ─친구였어!
옆반이었고....교과서를 빌리거나, 같이 놀기도 했어.
하지만.........어째서?
어째서, 지금까지...........잊고 있, 던─
혼란스럽다.
완전히 잊어버리고 있었던 친구.
어째서 잊고 있었던 걸까.
게다가, 그녀는 어떻게 된 거야?
그녀는 언제 죽어버린 거야?
장례식 따위 간 적 없어.
언제부터 기억에 없었던 거지?
히요리: (.....모르겠어........)
소우타: 과연. 비협조적인 참가자는 죽여버리는 건가─
이세계통신에 출연하면 뭐든지 이루어진다는 소문이지만,
이래서야 그저 데스 게임이잖아.
미즈키: 뭐가 아르카디아라는 거야.
감금에, 협박에, 제멋대로잖아.
토모세: .....흥. 역시 내막이 있었군.
디렉터: 연기하지 않는 배우 따위 캐스트 실격이므로,
삭제하는 조치를 취한 것뿐입니다.
더불어 그 사람의 데이터와 기억을,
전 세계의 데이터베이스 및 개인 레지스터로부터 삭제하고 있습니다.
메이: 전 세계.......?
정보관리국의 데이터베이스를 해킹하고 있다는 건가?!
마모루: 그런......
그건 마치, 존재가 지워졌다는 것 같잖아요....!
미즈키: 같다....가 아니지.
지워버린 거야, 존재를.
그런 일이 가능한 건 지 모르겠지만.
케이토: ......읏, 사람의 존재를 데이터 취급하다니....!
디렉터: 방송에 대해서는 이해하셨습니까.
다음은, 여러분의 일상생활에 대해서입니다.
료이치: 완전히 무시하는 건가.
하하, 강제적이군.....
디렉터: 아시다시피, 여러분의 뱅글은 이쪽에서 교환해 두었습니다.
일상 생활에 지장이 없도록, 기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또한 이건 만약을 위해 말씀드립니다만.
여러분의 현재 위치는 항상 파악되고 있습니다.
생활 구역 밖으로 나가려 하면 뱅글 또는 바운서가 경고합니다.
그 설명으로, 아카세씨가 말했던 것이 떠올랐다.
일정 이상 걸으면 울린다는 경고음.
디렉터: 만약 경고를 무시한다면, 캐스트 실격이 되므로 주의해주세요.
뱅글을 벗거나 바운서를 파괴하는 것도 캐스트 실격 행위에 해당하기 때문에,
이쪽도 유의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소우타: 그 외에 캐스트 실격이 되는 행동은─?
디렉터: 방송에 차질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는 경고하겠습니다.
경고에 따라주시면 문제없을 겁니다.
토모세: 따르지 않으면, 죽인다는 건가.
디렉터: DEAD END가 되면 소거됩니다.
교우야: 뭐가 다른지 모르겠네..........
미즈키: 포인트를 모으면 돌려보내 준다고 해도,
죽음의 리스크를 감수하면서까지 캐스트를 해야 한다는 건......
조금 납득이 가지 않는데.
디렉터: 룰만 지켜주신다면, 여러분을 해칠 생각은 없습니다.
상처나 병, 사고로부터 지켜주는 뱅글입니다.
모쪼록 벗는 일은 없도록 해주세요.
바운서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들은 여러분을 자동으로 추적하고 있지만,
문자 그대로의 『감시』를 하진 않습니다.
기본적으로는 자유롭게 생활해주시면 됩니다.
오히려 여러분의 건강과 안전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서포트하고 있다고 생각해주세요.
미즈키: 그런 얘기를 하는 게 아닌데 말이지.........
모두의 표정이 가라앉고,
결국 비난의 소리도 들리지 않게 되었다.
그런 일을 할 수 있을 리가 없다.
전부 단순한 허구일 뿐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싶지만,
단순 허구라기엔 너무 현실적이었다.
타쿠미: 손쉽게 포인트를 모으려면 어떻게 해야 해?
히요리: ......!
히요리: (이 사람, 그다지 말하는 편은 아니었는데.......
감정 표현이 적은 사람인 걸까.)
디렉터: 지름길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렇네요, 이번 회차에서는 특별한 룰을 적용합시다.
그쪽이, 방송이 재밌어질 것 같네요.
그럼 첫 번째로, 내막을 밝히겠습니다.
여기 10명의 캐스트 중에,
사실은 본 통신의 프로듀서가 있습니다.
히요리: ─엣?!
놀란 나머지 소리가 나와버렸다.
그것은 모두가 같아서,
화면 너머로 다양한 목소리가 퍼졌다.
디렉터: 처음부터, 감시역으로 섞여 들어 있었습니다.
눈치채셨나요?
히요리: (프로듀서가 있어?
그럼, 한 사람....... 거짓말을 한 사람이 있다는 거야.....?!)
디렉터: 저희는 당신들의 생사에는 흥미가 없습니다.
어디까지나 방송을 띄우고 싶을 뿐입니다.
그런 고로─
당신들 중에 있는 감시역.....
프로듀서를 찾을 수 있다면,
캐스트 전원을 해방시켜 드리겠습니다.
히요리: .....!!
디렉터: 이번 회차만의 특별한 사양입니다, 럭키지요.
다만, 한 가지 알려드리자면. 지금까지의 방송도
캐스트 중에 감시역 한 명이 섞여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알아채고 귀환한 팀은─
한 팀도 없었습니다.
또한 행운은 몇 번이고 돌아오지 않습니다.
프로듀서를 지명하는 기회는 단 한 번뿐입니다.
잘못해서 프로듀서 이외의 인간을 지명한 경우에는
전원 캐스트 실격의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습니다.
프로듀서: 이세계통신의 최종 책임자.
이세계통신에서는, 최고의 권력을 가지고 있다.
그 프로듀서가, 10명의 동료 안에 섞여있는 것 같다.
디렉터: 사실은 또 하나의 『내기』가 걸려있지만,
그건 이쪽의 사정이므로 여러분에게는 비밀로 해두겠습니다.
그럼─
디렉터: 이세계통신은, 엔터테인먼트입니다!
사랑, 증오, 비애에 의심암귀─
그 모든 것이 최고의 스파이스입니다.
모든 것을 활용하여 시청자를 만족시켜주십시오.
그것이 당신들의 일입니다.
시청자를 만족시켜 포인트를 모으면
여러분들의 소원이 바라는 만큼.
아무쪼록 여러분의 소원을 이루도록 하세요.
하지만 그것을 게을리해서 포인트가 제로가 된다면,
여러분은 그냥 캐스트 실격.
DEAD END입니다.
그럼 여러분, 계속해서 이 세상에서의 삶을 즐겨주세요!
1-10.
디렉터: 여러분, 오늘 하루 수고하셨습니다.
예정에 없던 긴 하루가 되어버렸네요.
내일부터 빠르게 방송이 시작되므로,
각각 준비해 주십시오.
참고로, 캐스트를 모으는 것도 꽤 귀찮은 일이라서,
프로듀서를 찾는 건 빨리 포기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곳 생화라도 제법 할만하니까요.
그럼, 나중에 뵙겠습니다.
더 이상의 전달사항은 없었다.
거실에는 조금 전화 같이 10명이 모여,
각자─
제각각의 표정을 띄우며, 내내 서 있었다.
쿄우야: 처음부터 이 안에, 프로듀서.......
배신자가 있었다는 건가.
처음 입을 뗀 것은 아카세씨였다.
그 얼굴에는 이제까지 없던, 분노가 번졌다.
아무것도 모른다는 얼굴로 섞여,
피해자인 척하고 있었던 거군. 혼자서.
배신자가 있는 걸 알았는데,
들키지 않을 리가 없잖아.
─지금 당장 나와!!
아카세씨가 언성을 높이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나는 생각했다.
믿고 있었던 같은 처지의 동료 중에
이런 상황에 빠뜨린 범인이 섞여있었다는 거니까.
소우타: 하하. 그렇게 화내지 않아도 되지 않아?
료이치: 화내는 게 당연하잖아.
짧은 시간이었지만, 천연덕스럽게 거짓말을 한 인간이 있어.
열 받을 만도 하지.
미즈키: 하지만, 그렇게 말한다고 나타날 리가 없잖아.
토모세: 糾弾は百も承知で潜り込んでる、か
케이토: 하. 결국 이 놈도 저 놈도 적이군.
마모루: 그런....조금 진정하세요.
그것도 디렉터의 거짓말일지도 몰라요.
메이: 의심암귀를 불러일으키려는 건가.
있을 수 없는 일은 아니지만....
타쿠미: 그것도 거짓이라고 한다면,
전부 믿지 못하게 돼버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믿어야 하는 거야?
의심암귀. 감정이 소용돌이친다.
그것을 노리고 있었던 거라고 한다면,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서로에게 거리를 두고,
배신자를 색출하려 하고 있다.
히요리: (뭐냐고....이게........)
분노도 슬픔도 수수께끼도,
넘쳐흘러서 말이 나오지 않는다.
상당히 피폐해져 가까이 있던 의자에 등을 잡자,
토모세군이 다가왔다.
토모세: ....괜찮아?
히요리: ............!
드라마를 떠올리고, 나도 모르게 한 발 물러났다.
그것을 본 토모세군은, 뻗었던 손을 내렸다.
히요리: 미, 미안. 괜찮아.........
히요리: (토모세군도,
어쩔 수 없이 연기했던 거니까.
신경 쓰면 안 돼.)
머리로는 이해하고 있는데
마음이 따라가지 못했다.
어색함에 토모세군의 얼굴을 볼 수가 없었다.
토모세: ..........
나는 자신을 북돋우는 의미로,
모두의 앞에서 입을 열었다.
히요리: ─저기.
이 상태에서 무슨 이야기를 해도
절대로 정리되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벌써 밤중이고, 아침에 다시 얘기하지 않을래요?
미즈키: 냉정한 판단이네.
그 말대로라고 생각해.
쿄우야: 하지만...!
료이치: 어느 쪽이든,
이 상황에서 프로듀서가
자신을 드러낼 리도 없잖아.
쿄우야: ....그렇, 네요.
죄송합니다, 조금 욱해버려서.
에바나도 아니고.
케이토: 어이.
료이치: 하하, 아까도 말했지만 무리도 아냐.
하지만 지금은, 서로 냉정을 되찾을 시간도 필요해.
연장자인 두 사람의 충고에,
더 이상의 반론은 나오지 않았다.
어색한 분위기 그대로,
각각 침대가 있는 개인실로 향했다.
아까 사용했던 방으로 가려고 하자,
이오치씨가 말을 걸어왔다.
미즈키: 수고했어.
더 이상 언쟁하고 싶지 않다고 얼굴이 쓰여있었어.
히요리: 죄송해요....
미즈키: 사과할 일이 아니야.
아까도 말했지만, 합리적인 판단이야.
그럼, 잘 자.
소우타: 정말, 한밤중에 할 얘기는 아니지. 잘 자~
타쿠미: 안녕히 주무세요.
히요리: 아.....안녕히 주무세요.
취침 인사를 하고, 방으로 들어가려 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인사한 것은, 아카세씨였다.
쿄우야: ....잘 자.
소리쳐서 미안했어, 놀랐지.
히요리: 아뇨. 어쩔 수 없었으니까요.
쿄우아: .............
그럼, 내일 보자. 잘 자.
─방에 들어와 혼자가 되어,
쓰러지듯 침대에 누웠다.
이제까지 느낀 적 없던 감정이
가슴속에 가득 차,
숨조차 잘 쉬어지지 않는다.
히요리: (.....돌아가고 싶어..........)
단순하기 그지없는, 그런 소원이 떠올랐다.
하지만 누구도 이루어주지 않는다.
히요리: (싫어, 이런 거..........)
울 것 같은 기분으로 눈꺼풀을 닫으려 하자,
뱅글이 작게 울렸다.
그 신호음은,
평소 지니고 있던 뱅글과 다르지 않다.
메시지 수신음이다.
습관처럼 나는 팔을 들어 그것을 확인했다.
보낸 사람: 반죠 토모세
미안. 잘 자.
히요리: ...............
벌써, 능숙하게 다루고 있네.
후훗......
어쩐지 안심되어 웃어버렸다.
토모세군이 어떤 얼굴로 메시지를 보냈는지 눈에 선하다.
드라마에서 있었던 일이고,
지금 놓여 있는 상황에 비하면 사소한 일이다.
.........사소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히요리: (나도 보내야지. 잘 자라고.)
그것보다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많이 있다.
하지만 지금은 모든 것을 덮고,
눈을 감았다.
그렇게 긴 하루가 끝났다.
─우리들에게 있어,
모든 것의 시작인, 하루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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